대통령실, 영수회담에 비공식 물밑라인? "그런 건 없었다"

[the300]

박종진 l 2024.05.07 16:45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대통령실이 지난달 29일 전격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공식 물밑라인을 활용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 대해 "그런 건 없었다"고 부인했다.

협치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영수회담이 성사되자 '자신이 역할을 했다'고 나서는 인사들이 여럿 있는데 이번 보도 역시 그중에 하나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반응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한국일보가 보도한 '영수회담 막전막후' 기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물밑협상을 도왔다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 오고 간 메시지를 증언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임 명예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소모적 정쟁이 아니라 생산적 정치로 가면 이 대표의 (다음) 대선에 도움이 될 것", "총리를 추천해달라", "영수회담이 쭉 이어져 골프회동도 하고, 부부동반 모임도 하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에게 불편한 인사를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하는 등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앞두고 이 대표에게 저자세를 보이는 듯한 보도 내용이 알려지자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감지됐다.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언론 칼럼도 있었고 야당 여당 할 거 없이 제안을 많이 했다"며 "대통령이 결정해서 직접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했다. 이전까지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서 (영수회담이) 성사된 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영수회담 자체가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비공식 라인으로 몇몇 인사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계속되는 관련 질문에 "지금 물어본 사안과 관련해서는 공식 라인을 거쳐서 쭉 했다"고만 답했다.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22일 비서실장 인선 발표 등에서) 총리 인선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 대통령의 대답에서 상황이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논란의 확산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사실상 물밑 라인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나란히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는 것에 의아해하면서도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대통령의 발언이 퍼져나갔을 때 혼란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시로 듣고 피드백을 주는 과정에서 실제 취지와 다른 뜻이 전달될 수도 있는데 이번 역시 그런 부분이 포함됐다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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